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여느 때와 같은 주일,
교회로 가기 위해 오랜만에 버스에 올랐다.

시장을 보러 가는 할머니 두 분,
친구와의 약속으로 들 떠 보이는 고등학생,
주말인데도 출근하는 듯한 직장인도 함께 버스에 있었다.

지난 밤 내린 비 때문인지,
아직 이른 주일 아침이이라 그런지,
창가에 스며드는 찬바람 덕분인지,
차분한 기운이
승객들 모두를 평온하게 만들었다.

낙옆이 지는 거리도 지나고,
함께 달리던 차들도 사라지고,
버스 전용차로에 들어설 때 쯤,
MP3를 귀에 꽂고 재생 버튼을 눌렀다.

어제 밤까지 듣고 있던 찬양이 귀를 덮는다.

풍요의 강물 흐르는 부요한 땅에 살 때에,
주님 찬양해
가는 길 험할 지라도 고통이 따를 지라도,
주님 찬양해

그저 평범한 일상을 살고 있다고 생각했지만,
나보다는 남의 강물이 더 풍요로워 보이고,
남이 살아가는 땅이 더 부요해 보인다.
남이 가는 길보다 내가 가는길이 더 험해보이고,
고통이 따르는 것처럼 보인다.

남의 떡은 내가 가진 것보다 크고,
내 아픔은 언제나
남들이 가진 떡보다 더욱 크다.

내 진로는 항상 불투명하고,
월급은 남들보다 적고,
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은 더욱 힘들다.

주님은 모든 것을 주시고,
모든 것을 주시고..
모든 것을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주시고....

이러한 생각에 우울감까지 더해질 때 쯤,
때마침 차가 정차하고
휠체어에 의지하고 있는 청년 한 명이
버스에 올랐다.
환하게 웃는 얼굴로...


...
감성골목에서 길을 잃다, 열 한번째 이야기.

찬양
Blessed be your name - Matt Redman